6월호 에필로그 콘텐츠를 보내드립니다 :)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6월의 도서 <불놀이>는 모두들 잘 읽으셨나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큰 존재들의 싸움으로 인해 작은 존재가 피해를 입게 된다는 뜻인데요, <불놀이> 속에서 고통받는 인물들에게 해당되는 속담이 아닌가 싶습니다.
<불놀이>에서는 일제강점기 이후 한반도에서의 이념 대립, 그리고 이로 인한 개개인의 비극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절대적인 선인, 악인이 없기에, 각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조명해 볼 수 있었는데요, 오늘 에필로그 콘텐츠에서는 <불놀이>에서 드러난 갈등 관계를 중점적으로 살펴보면서 구독자 여러분과 얘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솔잎의 에필로그 콘텐츠는 구독자 여러분들께서 책을 모두 읽으셨다는 가정 하에 작성되었습니다. 혹시 아직 책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책을 읽으신 이후에 다시 에필로그 콘텐츠를 읽어보시기를 권장 드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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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서 주요하게 다루고 있는 것은 배점수와 신씨 일가, 특히 신찬규와의 갈등 관계입니다. 소설을 보시면서 느끼셨겠지만, 배점수와 신찬규는 그 연이 정말 얽히고 설켜 있는데요, 시간 순으로 그 관계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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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작농의 아들 배점수 작중에서 배점수는 소작농 집안에서 태어났다고 나타납니다. 지주인 신 가의 횡포로 인해 배점수는 유년 시절부터 많은 고통을 겪고 이로 인해 마음속에 응어리가 생기게 돼요.
자신의 아버지가 신씨 아이들에게 놀림거리가 되는 모습, 자신의 여동생이 신씨 아이들에게 괴롭힘당하는 모습, 그리고 이에 대항했을 때 자신에게 돌아오는 가혹한 형벌... 이 모든 것이 13살의 배점수가 겪었던 일이었는데요, 배점수가 신씨 문중에 대한 증오가 끓어오르게 되는 시발점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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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배점수 배점수는 자신의 아버지의 권유로 소작농이 아닌 대장장이의 길을 걷게 되죠. 신 주사 댁 소작 일을 지속하면 신씨 일가와 마찰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배점수는 이때 한 장의 사진에 찍히게 되는데요, 바로 신찬규의 아버지 신범모가 찍은 사진입니다. 신범모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으나 아버지의 반대로 역사를 공부하게 되었고, 그림 대신 사진을 택하게 된 것이었어요. 다들 아시다시피 이 사진이 결정적으로 배점수의 발목을 잡게 되는 결정적인 역할이 되는데요, 아버지의 권유로 대장장이가 된 배점수와 아버지의 반대로 사진을 잡게 된 신범모의 운명이 궁극적으로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낼지 누가 알았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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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위원회 부위원장 배점수
대장장이가 된 배점수는 방 선생의 권유에 따라 인민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그의 나이 서른 즈음이었죠. 배점수는 인민위원회 소속으로 신씨 문중 사람들을 잡아들이고 살해했습니다. 여기서 인민위원회는 공산주의 사상을 가진 집단이었는데요, 배점수는 사실 공산주의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어요. 작중에서도 다음과 같은 표현이 나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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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선생은 전체 인민을 위한 혁명이라고는 했지만 자신은 그런 막연한 소리는 별로 실감이 나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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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씨 문중 사람들에 대한 복수심이 배점수가 이런 행동을 하게 한 원동력이었어요. 이 시기에 배점수와 신찬규의 최초의 직접적인 접점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배점수는 이 시기 신찬규의 아버지 신범모를 잡아가고, 그의 아내, 즉 신찬규의 어머니를 겁탈합니다. 이때 그녀의 뱃속에는 신찬규가 있었어요. 이떄의 사건으로 그녀는 죄의식을 갖게 되는데요, 매해 제사 때마다 자신과 자신의 아들 찬규를 소금물로 씻으며 이를 씻어내려 하죠.
이 시기, 점수 뿐만이 아니라 그의 동생인 순월이와 신병철과의 갈등 관계 역시 눈여겨볼만 합니다. 소설 초반부에 신씨 아이들이 순월이를 괴롭히던 장면 기억 나시나요? 어린 점수가 이를 보고 달려들었다가 오히려 신씨 일가에게 당하게 되었었죠. 이때 순월이를 괴롭히던 사람이 신병철입니다. 순월은 시집 간 이후 아이를 갖지 못했는데, 그 이유가 병철이가 꼬챙이로 순월이의 거기를 찔렀기 때문이라고 소설에 나오는데요, 이에 대한 복수심으로 순월은 신병철 내외를 잡아들인 후, 시나브로 죽이게 되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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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림댁의 죽음
힘을 가진 배점수가 신씨 문중 남자들을 계속해서 죽이자 신씨 문중 사람들은 배점수의 아내인 쌍림댁에게 보복을 가합니다. 쌍림댁은 이때 사람들에게 몰매를 맞아 죽게 되고, 배점수의 아들 칠성이는 이날의 충격으로 인해 정신적 장애를 가지게 됩니다. 배점수는 이날 가족을 모두 잃게 되고 신씨 문중과의 갈등이 심화되게 되죠.
얼마 지나지 않아 인민위원회 세력이 약화되고, 배점수는 자신의 고향에서 도망쳐 나오게 되고, 황복만으로 신분을 세탁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죠.
신범호(신찬규)의 등장
30년이 지난 후, 황복만(배점수)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오는데요, 황복만의 과거를 알고 있는 신범호라는 사람의 전화였습니다. 구독자분들이 다들 아시다시피 신범호는 신찬규인데요, 신찬규는 황복만의 아들 황형민에게 전화해 황복만의 과거를 스스로 알아보게 만들죠. 이 과정에서 형민은 죄책감과 혼란스러움을 느낍니다.
특히 여기서 재밌는 점은, 배점수와 신병모의 관계가 세대를 거듭하면서 뒤바뀌었다는 점입니다. 과거 배점수가 대장장이었을 때는 신병모는 양반 집안에다가 선생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배점수가 사회적으로 을, 신병모가 갑의 위치에 있었는데요, 이들의 아들인 황형민과 신찬규를 보았을 때, 사업가 집안의 대학 교수인 형민은 사회적인 갑, 농사를 짓는 집안의 월부책 장수 찬규는 을의 위치에 있게 되었죠. 실제 책에서도 이점에 대한 언급이 되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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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역을 했던 대장장이와 대학 전임 강사인 아들, 부역자의 손에 죽은 학교 선생과 월부책 장수인 아들 ... 찬규는 쓰디쓰게 웃었다.
공산주의를 하는 이유가 배점수 식으로 부자나 관직에 있는 사람들을 무조건 죽이는 것이라면 이제 그 입장은 완전히 뒤바뀐 셈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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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들에게 갈등이 생김에 따라 한(恨)이 전이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배점수의 가족은 그의 할아버지가 동학농민운동을 할 때의 시절부터 을의 위치에 있는 것에 대한 한이 있었습니다. 이 한은 점수와 순월에 의해 터져 신씨 문중에게 복수를 하게 되는 동기가 되죠. 배점수의 복수는 찬규와 그의 어머니에게 깊은 한을 심어줍니다. 그들은 배점수에게 가족을 잃고, 심지어 찬규의 어머니는 겁탈까지 당하며 깊은 고통을 가슴속에 새기게 되죠. 시간이 흘러 이 한이 다시 촉발하여 찬규는 배점수와 그의 아들 형민에게 죄책감을 심어주며 한이 다시 형민에게 전이됩니다.
소설의 말미에서 점수는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극심한 죄책감을 느끼는 것을 관찰할 수 있어요. 여기서 점수는 당시 찬규의 어머니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찬규를 자신의 아들로 인식합니다. 이로 인해 점수는 자신의 과오 그 이상의 죄책감을 가지게 되었을 거예요. 점수는 자신의 죄를 스스로 각인하게 되고, 이를 자신의 죽음으로 갚게 되며 소설은 마무리됩니다.
점수가 신씨 문중에게 저질렀던 복수, 찬규가 점수에게 그의 죄를 물었던 일... 이러한 일련의 역사를 보내고 등장인물들에게 남은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누군가는 신분의 한계로 인해 서러움을 느끼고, 누군가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누군가는 과거의 기억에 고통받으며 가슴 앓이를 하고, 누군가는 이전 세대의 과오에 대한 책임감을 이어받습니다. 결국 모두에게는 황망한 상처만이 남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등장인물들 모두 비극의 역사 속의 피해자였던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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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의 작품 속에서는 박복한 역사 속의 피해자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근현대사에서 일제 강점기, 6∙25 전쟁, 급속한 성장 등을 겪으며 험난한 고생길을 걸어온 우리 국민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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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작품은 <황토>라는 작품으로 점례라는 이름을 가진 한 여인의 기구한 삶을 조명하는 책입니다. 일제강점기부터 6∙25 전쟁 이후까지 점례의 인생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불놀이>에서는 한 주요한 사건에 대해서 여러 인물들의 입체적인 입장을 비췄었다면, <황토>에서는 주인공 점례에게 집중해 그녀가 겪은 시대별(일제강점기, 6∙25 전쟁, 전쟁 이후)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각 시기별로 사람들이 겪었을 고난을 알아볼 수 있어 <불놀이>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책이었어요.
척박한 역사를 버티며 아등바등 인생을 산 그녀에게 남은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또 그녀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요? 궁금하시다면 조정래 작가의 <황토>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달의 책인 <불놀이>보다 분량이 적어 훨씬 읽기 수월하실 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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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접목>이라는 책을 한 권 더 소개 드립니다. 이 책은 단편 모음집으로 앞서 소개해 드렸던 <불놀이>와 <황토>보다 더 다양한 케이스의 이야기를 접하실 수 있어요. 전쟁을 통해 가족을 잃게 된 이야기, 가족 내에서 좌우 이념이 대립하는 이야기, 억척스럽게 살아온 부모의 이야기, 역사 속에서의 기회주의자 이야기 등 정말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가 있어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우리 근현대사 속의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시고 싶으시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여러 이야기가 모여있듯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읽거나 원하는 이야기만 골라 읽으셔도 좋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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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한(恨)이라는 감정에 대해 들어보거나 생각해 본 경험이 많이 없었던 것 같은데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힘겨웠던 근현대 역사를 지나, 우리나라는 현재 눈부신 성장을 이룩해왔고, 우리의 삶의 수준이 많이 올라왔기 때문에 한이라는 감정과 멀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리의 삶이 편하고 윤택해지더라도, 우리는 한국인의 한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한은 예로부터 외세의 침략을 받고, 전쟁을 겪고, 가난을 버티며 가슴속에 사무치게 된 우리나라만의 정서로, 우리의 역사를 담고 있는 감정이라 생각합니다. 기구한 우리 역사를 담고 있는 한을 생각해 보며 우리 역사를 다시 되새겨보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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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구독자분들께 다가가고자 솔잎 서비스는 2023년 7월 1부터 무료로 전환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이던 인증 절차와 리워드 시스템은 7월부터 진행되지 않을 예정입니다. 6월 이달의 도서인 <불놀이> 콘텐츠에 대해 인증하신 구독자분들을 대상으로는 7월 첫째 주 금요일에 리워드가 지급될 예정이니 이 점 참고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더불어 주변에 널리 널리 소개해 주시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항상 좋은 콘텐츠를 제공 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솔잎이 되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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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0일까지 설문에 참여해주셔야 커피 기프티콘이 지급됩니다. 프롤로그 콘텐츠, 에필로그 콘텐츠 총 2회 설문에 참여하시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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